달러-원 환율이 주식 호조에 따른 외국인 주식 자금 유입 영향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 거래일 대비 7.30원 하락한 1,121.30원에 마감했다.
대부분의 악재가 소화된 후 리스크온이 강해지면서 달러-원 롱포지션이 대거 정리됐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5천억 원 넘게 순매수해 달러 공급을 키웠다.
미국 반도체 관련 주식이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큰 폭으로 반등하자 아시아 증시는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역외 시장 참가자들도 모처럼 숏플레이에 나섰다.
그간 시장의 포지션이 롱 쪽으로 쏠려 있었던 만큼 포지션이 정리되면서 추격 매도가 나타났고 이달 들어 가장 큰 폭의 변동폭을 나타냈다.
수급상으로도 1,120원대 후반에서 지속적으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공급되면서 상단이 막혔다.
이날 저점은 1,121.10원까지 낮아졌다.
◇ 28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15.00∼1,125.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다음 주 초반에도 주식 시장을 주시해야 한다고 보고 증시 랠리가 이어질 경우 1,110원대 중반까지도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어제에 이어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수와 아시아 증시 상승에 따른 안전 통화 선호 약화로 달러가 약세"라며 "미중 무역 전쟁, 브렉시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요인도 희석돼 투자 심리가 안정세"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다만 "재료상 불확실성이 유지되는 만큼 낙폭은 1,110원대에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 은행 딜러는 "주식시장이 달러-원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코스피가 바닥을 확인한 후 상승 신호를 보냈는데 주식 랠리가 이어진다면 달러-원 환율은 더 아래로 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외국인이 달러 선물을 약 3만4천 계약 순매도했는데 최근 현물환 시장과 다소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며 "외국인의 매매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주가가 단기적 반등인 '데드 캣 바운스'에 그칠 경우 환율은 다시 레인지에 갇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 호가를 반영해 전 거래일 대비 1.60원 하락한 1,127.00원에서 출발했다.
개장 초반엔 제한된 레인지 내에서 움직였으나 점심시간 이후 롱포지션이 대거 정리되면서 장 마감 시까지 꾸준히 미끄러졌다.
달러-원 환율은 1,121.10원에 저점, 1,128.90원에 고점을 나타내 7.80원의 변동폭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25.1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8억2천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2% 오른 2,177.73, 코스닥은 0.99% 오른 711.38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천90억 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703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9.848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20.81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3213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6.417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7945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65.38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5.38원, 고점은 166.05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93억 위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