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원 환율은 1,130원 부근까지 제한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브렉시트 협상 기대와 이탈리아 채권 시장 안정 등 일부 긴장을 완화시킬 재료가 있으나, 미국과 중국간 관세 전쟁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신흥국 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서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에게 주요 변수는 여전히 유로존보다는 신흥국 시장에 집중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제품 2천670억 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에 준비돼 있다고 위협했고, 이미 관세를 발표한 2천억 달러에 대한 부과도 곧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터키 리라가 0.76% 하락했고, 아르헨티나 페소는 0.69% 떨어졌다.
그간 서울환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던 인도 루피화도 전일부터 크게 흔들리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 재료를 보태고 있다.
인도의 2분기 경상 적자가 1분기 대비 확대되면서 루피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달러-루피 환율은 72.6822루피까지 올랐다.
여기에 지난 미국 비농업 고용 지표 호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어 신흥국 시장 통화와 주식 시장에 악재가 되고 있다.
다만 신흥국 간 차별화 속에 코스피 등 국내 주식 시장은 순항 중인 점은 안심할 만하다.
전일 중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비해 코스피와 닛케이지수는 양호했고 지난 주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세를 이어갔지만 전일 순매수로 그 중 일부가 다시 유입됐다.
즉각적인 환전 수요도 두드러지고 있지 않아 달러-원 환율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
특히 이 달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에 따라 남북경협주를 중심으로 상승 동력도 강해질 수 있다. 전일 건설업종은 6% 이상 급등했고, 비금속광물업종도 5% 가까이 올랐다.
한편 유로존 이슈는 달러화 강세를 제한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유럽연합(EU) 측 브렉시트 협상대표인 마이클 바니어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브렉시트 협상이 6~8주 이내에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암시했다.
해당 재료로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1.2901달러에서 이날 1.3028달러로 올랐다. 이날 장중 1.3052달러로 올라 지난달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로-파운드 역시 0.5% 하락한 0.8901파운드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협상 기대와 이탈리아 채권 시장 안정 등이 유로화 강세를 이끌면서 달러화에 상승 압력이 약화될 수 있는 셈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23%)는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19%), 나스닥 지수(0.27%)는 상승했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현물환 종가 대비 1.85원 오른 수준인 1,129.60원에 최종 호가됐다.
거래는 1,128.20∼1,129.00원에서 이뤄졌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윤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