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원 환율은 1,110원 선으로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대체로 1,110원대는 지지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끝나고 지난 24일 늦은 오후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CNY) 거래 기준환율을 정하는 데 경기대응요소(counter-cyclical factor)를 재도입한다고 밝혔다.
관리변동환율제 아래 하루 변동 폭(±2%)의 기준이 되는 환율을 고시함에 있어, 시장 요인 외 당국의 판단을 추가한다는 의미다.
관련 소식이 나온 이후 달러-역외 위안(CNH) 환율은 6.87위안대에서 6.79위안대로 꾸준히 밀려 내려갔다.
달러-위안 환율은 이미 경기대응요소가 쓰였던 2017년 5월∼2018년 1월 사이 7∼8% 밀린 적이 있다.
이런 상황을 참고하면 이날 달러-위안 환율은 6.8위안 아래에서 하락 압력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왜 미중 무역협상 이후 곧바로 이 같은 상황 전개가 벌어진 것일까.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은 위안화 환율 문제를 언급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이 위안화 절상을 강요했다기보다 인위적인 환율 조작 문제를 거론했고, 여기에 부담을 느낀 중국이 대응책으로 경기대응요소를 꺼내 들었다는 얘기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통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틀림없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위안화 절상 기대와 경기대응요소를 통한 중국 당국의 소극적 개입에 따라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할 확률이, 무역분쟁 및 경기 우려에 따른 절하 압력을 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관심이 쏠렸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됐다.
파월 연설은 경기대응요소와 함께 달러 인덱스(G10)는 95.0∼95.2까지 끌고 내려왔다.
파월 의장은 점진적인 기준금리의 인상이 적절하며, 물가가 연준의 관리목표인 2% 이상으로 급등하거나 경기가 과열될 위험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달러-원 하락 재료가 우세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레인지 하단인 1,110원대 중반 아래에서는 아무래도 레벨 부담이 클 수 있다.
장 초반 수입업체 및 연기금 등의 달러 결제수요, 은행권의 저점 인식성 달러 매수세가 나올 수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민연금이 영국 런던에 있는 골드만삭스 사옥을 12억 파운드 매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날은 인민은행 고시 환율에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환율이 나오고 난 뒤, 위안화가 밀린다면 달러-원 롱 포지션이 빠르게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주목해야 한다.
급하게 주문이 쏟아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꾸준히 달러-원을 누를 수 있다.
물론 위안화 환율이 밀리다고 달러-원이 무조건 연동하지는 않을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주 계획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우리의 강경한 무역 스탠스 때문에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믿지 않는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가까운 미래에, 아마도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풀리고 난 이후에 방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5일(현지 시간)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도 시사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수출입은행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관련 합동브리핑을 한다.
런던 금융시장은 '여름 뱅크홀리데이'로 휴장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52%)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62%), 나스닥 지수(0.86%)는 모두 상승했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일 현물환 종가 대비 4.55원 밀린 수준인 1,113.55원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거래는 1,112.50∼1,115.50원에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