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원 환율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우려가 지속한 영향에 1,120원대 후반으로 올랐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70원 상승한 1,129.20원에 마감했다.
이달 달러화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환율을 반영해 1,130.00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 1,130.40원에 거래되며 지난 12일 기록한 연고점 1,130.20원을 2거래일 만에 다시 썼다.
이날 특별한 원화 약세 재료가 없었지만 미중 무역갈등 우려가 원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확산했다.
무역갈등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보다 아시아의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장중 달러화는 역외 위안화(CNH)를 따라 움직였다.
수출입업체의 네고 물량이나 결제수요는 시장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전 11시경 중국 경제지표가 발표되고 달러-원은 달러-위안(CNH) 환율을 따라 상승했다가, 다시 되돌려졌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6.7% 증가해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산업생산은 6.0% 늘어 예상치 6.5%를 하회했다.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세는 제한됐다. 1,130원대 레벨 부담과 외환 당국 경계심이 작용했다.
이날 오전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외 경제현안을 논의했다.
이 총재는 최근 달러-원 환율 급등은 글로벌 달러 강세가 반영된 결과라고 답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최근 3개월을 보면 원화의 흐름은 다른 나라 통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 17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24.00∼1,133.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무역분쟁 관련 이슈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초반에 많이 올라서 시작하다 보니 장중에 많이 오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네고 물량은 환율이 오를 만하면 나왔다"며 "1,130원대로 진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1,130원대에 곧바로 진입한다고 해서 이상하지 않다"며 "일단 1,135원 정도를 상단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의미 있는 레벨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심리적 저항선 정도만 있다"고 덧붙였다.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NDF 시장 종가를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6.50원 상승한 1,130.00원에서 개장했다.
2거래일 만에 연고점을 재경신했으나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달러-위안(CNH) 환율 상승세에도 고점은 1,130.40원에서 제한됐다.
장중 네고와 결제에 등락을 거듭하면서 1,128원대에서 주로 움직였다.
장 후반에는 롱 심리가 다소 우위에 놓이면서 1,129원대로 조금 올라 마무리됐다.
달러화는 이날 1,127.30원에 저점, 1,130.4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28.7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7억5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39% 내린 2,301.99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51억 원을, 코스닥에서는 73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2.42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04.11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699달러, 달러-위안(CNH) 환율은 6.7023위안이었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8.36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8.08원, 고점은 168.53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21억3천만 위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