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00원 문턱을 넘어섰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종전보다 금리 인상 사이클을 한층 가속하며 달러 초강세 무드가 확산했다. 온통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악재 속에서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세가 환율 급등에 속도를 다소 제한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5.50원 급등한 1,409.7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9년 3월 20일(1,412.50원) 이후 가장 높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3.80원 오른 1,398.00원에 개장했다.
간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시장 예상대로 75bp 금리 인상과 함께 매파적 행보를 이어갔다. 연준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4.4%까지 오르고, 내년에는 4.6%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금리 인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2%로 내리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원은 FOMC 여파로 단숨에 1,400원을 상향 돌파했다. 빅피겨를 경신한 이후 강달러와 위안화 약세가 겹치며 1,410원 가까이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어졌다.
아시아 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111대 중반으로 올랐고,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0선을 돌파했다.
전반적으로 수급이 얇아진 가운데 달러 매도 물량이 제한되면서 1,410원 부근에 등락하는 흐름이 한동안 이어졌다. 장 막판에는 추가적인 상승 시도가 커지는 가운데 당국으로 추정되는 종가 관리를 위한 매도세가 등장해 공방을 벌이며 마감했다.
역외를 비롯한 커스터디 매수세가 이어졌고, 국내 에너지 관련 업체 결제 물량도 나오면서 환율 상승 요인이 됐다.
한편 외환당국은 실개입과 함께 수급 불균형 완화 방안을 강구하는 등 환시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환율 수준 이면에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요인 점검을 강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당국은 연기금 및 수출입기업 등 수급 주체에 대한 불균형 완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일본은행(BOJ)은 통화 완화 정책을 고수했다. 이날 BOJ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예금금리 및 장기금리 목표치를 유지하는 등 기존 완화정책을 유지한다고 했다.
나 홀로 통화완화를 유지하기로 한 엔화는 약세를 심화했다. 달러-엔은 145엔대를 넘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22일 달러-원 일중 추이
◇ 23일 전망
시장 참가자들은 뉴욕장에서 매파적인 FOMC 결과를 추가로 소화하면서 1,400원대 움직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의 한 딜러는 "미 연준의 연내 금리 전망이 상향되면서, 달러-원도 레벨을 한 단계 더 높아지는 것 같다"며 "수급상 1,400원대에서 네고도 나오지만 급한 결제 물량도 유입하면서 쉽게 레벨이 빠지기 어려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밤 런던과 뉴욕장 움직임을 봐야 할 텐데, 레벨 상단을 예측하기에는 어렵다"며 "달러 강세가 쉽게 꺾이기 어렵지만, 당국이 지켜보는 레벨이라 1,410원 전후에서 움직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한 딜러는 "전일 FOMC에서 매파적인 연준의 스탠스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연준의 75bp 금리 인상에도 강달러 흐름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딱히 환율이 하락할 만한 요인은 없다"면서도 "1,405원을 중심으로 갭을 메우며 기술적인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상승 등에 전장 대비 3.80원 오른 1,398.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이후에 달러-원은 FOMC 여파를 반영하며 상승 폭을 확대했다. 강달러 무드 이외에도 위안화 약세, 국내 증시 부진이 겹치며 1,400원을 상향 돌파했다. 장 막판에는 1,410원 부근에서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강해지면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장중 고점은 1,413.40원, 저점은 1,398.00원으로 장중 변동 폭은 15.40원을 기록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408.0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약 73억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0.63% 하락한 2,332.31에, 코스닥은 0.46% 내린 751.41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0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483억 원 수준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45.786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68.09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0.98306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111.650를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7.1004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99.01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98.24원, 고점은 199.01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약 60억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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