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15일 달러-원 환율은 1,390원 부근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높았던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파를 소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숨고르기 양상을 보인 탓이다.
일본 외환당국이 달러-엔 145엔선을 앞두고 고강도 구두개입 및 시세조회 등 개입 경계심을 키우고 있는 점도 달러-원 상승 압력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우리 외환당국이 달러 강세가 소강상태를 보인 틈을 노려 1,400원까지의 여유 공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밤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소비자 물가 지표 발표 이후의 패닉성 움직임이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서 다음 주 열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100bp 금리 인상 가능성은 30%를 넘었던 데서 20%대 중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물가 상황이 충격파를 던지긴 했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더 키울 것이란 우려는 과도한 것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75bp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은 70% 이상으로 또 한 번의 '자이언트 스텝'은 이제 기정사실로 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만큼 물가 지표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는 상태다.
지난밤 발표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하는 등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둔화한 점도 안도감을 제공했다.
달러지수는 전 거래일 110선 아래로 소폭 되밀렸다.
외환시장의 관심은 특히 일본 당국의 움직임에 집중됐다. 전일 일본은행(BOJ)이 실개입의 사전 단계로 여겨지는 시세조회에 나섰다는 소식이 나온 탓이다. 재무성 등 당국자들의 경고성 발언도 이어지는 중이다. 달러-엔이 145엔선도 상향 돌파할 수준으로 오르자 당국이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한층 고조됐다. 달러-엔도 143엔대로 레벨을 물린 상황이다. 다만 BOJ의 실개입은 전례가 많지 않고, 통상 미국의 용인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실제 개입이 단행될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리 당국의 움직임에 대한 경계심도 적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물론 한국은행에서도 급격한 원화 약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은 전일 저녁 한독상공회의소 주최 행사에 강연자로 나서 달러-원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에 대응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금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서 위원은 또 "우리는 최근의 원화 약세가 경기 펀더멘털과 달러 이외 다른 통화들의 움직임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다고 보고 있다"면서 "투기적인 참가자들이 원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외환시장 안정화에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다음 주 FOMC를 앞두고 달러 강세 추세가 갑자기 뒤바뀌기는 어려운 만큼 당국이 1,400원까지의 여유 공간을 확보하려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달러-원 1,390원 부근 거래가 이어진다면 대외 여건이 조금만 흔들려도 언제든 1,400원 상향 돌파가 가능한 탓이다.
지난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은 1,390원대 후반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하는 등 '빅피겨' 돌파의 위기감은 여전히 팽배한 상황이다.
지난밤 뉴욕 증시는 급등락 장세 끝에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0%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34%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74% 상승했다.
뉴욕 NDF 시장 달러-원은 소폭 올랐다. 달러-원 1개월물은 1,390.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1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90.90원) 대비 0.25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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