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19일 달러-원 환율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 스탠스 부각으로 달러가 전방위 강세를 재개하면서 1,320원대 안착을 시도할 전망이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는 달러-원이 이미 연고점(1,326.70원)을 소폭 넘어섰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연준 주요 인사의 발언에서 시장의 기대보다 긴축이 오래 이어질 것이란 점이 확인된 탓이다.
미국과 대만의 무역협정 협상 시작 등 지정학적 우려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도 가세하면서 달러-원 롱재료가 우위를 점한 상황이다.
달러-원이 연고점을 시도하는 만큼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에 대한 경계심은 부상할 수 있다.
달러 초강세 모드가 되돌아오는 조짐이다. 달러지수는 8월 106대에서 주로 등락하며 하향 안정화 조짐을 보였다. 7월 FOMC 이후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이른바 '연준 피벗' 기대가 부상한 탓이다.
달러지수는 하지만 지난밤 약 한 달 만에 최고치인 107대 중반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7월 FOMC 의사록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때까지 긴축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 재확인됐고, 연주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도 이어진 영향이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9월에도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9%, 내년 말까지 4.4%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에따라 다음 주 열릴 잭슨홀 회의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에 대한 경계심도 강화되고 있다.
미·중 갈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전일 대만과의 무역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협상을 올해 가을에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경제 무역이라는 이름으로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는 안 되며 더 이상 잘못을 반복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중국은 또 군함과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해협에서 고강도 무력시위도 벌였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미국과 갈등도 지속하면서 역외 달러-위안(CNH)은 6.8위안대로 올라서는 등 불안정하다.
다음 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낮출 것이란 전망도 위안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달러 강세 속에 위안화도 약세인 만큼 서울 환시에서도 롱플레이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달러 매도 대응이 우위였던 역외 시장 참가자들도 최근에는 매수로 돌아섰다.
더욱이 달러-원 1,300원 하향 시도가 그동안 번번이 무산됐던 만큼 박스권 탈출의 방향을 레인지 상단 돌파로 삼는 심리도 강화될 수 있다.
달러-원이 연고점을 넘어서면 외환당국의 매도 개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당국은 달러-원이 1,300원대에 안착한 이후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바 있다.
다만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이 10년 만에 40%를 넘어서는 등 대외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는 점 등은 당국의 실탄 사용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달러-원이 연고점 수준으로 레벨을 높인 만큼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은 지속해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연다.
한편 뉴욕 증시는 소폭 반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6%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23% 올랐고,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21% 상승했다.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26.75원에 최종 호가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5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20.70원) 대비 6.60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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