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실망에 1,200원대로 급등 후 안착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50원 급등한 1,206.50원에 마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팬데믹'으로 선언하고 코스피가 대거 폭락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장 초반 반등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오전 10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열고 급여세 인하와 대출 프로그램의 500억달러 증액 등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장의 기대에 밑돌았고 시장은 요동쳤다.
코스피는 이날 5% 넘게 폭락해 1,81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아시아 금융 시장에서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4.41% 폭락했고 홍콩 증시도 대거 하락했다. 나스닥100 선물지수 등 미국 주가선물지수도 트럼프 연설 실망에 낙폭을 확대했다.
달러-원 환율은 3영업일 만에 급등세로 돌아오면서 1,207.4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또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발표 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점도 상승 재료를 보탰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주요국 통화정책 대응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1,200원대 초반에선 꾸준히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 속도를 둔화시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및 재정 정책 기대가 커지고 있으나 시장 불안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형국이다.
◇ 13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200.00∼1,220.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변동폭이 더욱더 벌어질 수 있다고 보고 각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주시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이탈리아에 거의 모든 상점이 폐쇄됐고 독일, 프랑스로 코로나19 공포가 넓어지고 있다"며 "미국 내 확진자 수도 더 증가한 가운데 각국 재정 투입과 금리 인하 대응에도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달러-원 환율은 계속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근본적 해결이 아니라 유동성만 공급하는 것이라 달러-원도 잠깐 눌렸다가 원위치하는 패턴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달 중순부터 배당이 나가기 시작하니 역송금 경계가 강하기 때문에 하단에서의 수급 요인이 약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계속 당국 스무딩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나오고 있어 상단이 눌리지만 1,220원 위로 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코스피가 1,800선까지 내려와서 달러-원도 뚜껑이 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소득세 감면도 약발이 없었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50bp 내렸는데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어 ECB 정책 여력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의 도산하는 경우 많아질 것으로 보이고 신용 시장에 서서히 경색이 올 가능성 커 달러-원 1,220원 저항이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시장(NDF)에서 달러-원 1개월물 최종 호가보다 낮은 1,190.70원에 개장했다.
전일 대비 소폭 하락 출발했으나 개장하자마자 바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있었던 오전 10시 빠르게 상승폭을 키웠고 되돌림 없이 장중 내내 상승했다.
코스피 급락에 맞춰 달러-원도 1,200원대로 진입했고 변동폭은 16.70원까지 벌어졌다.
고점은 1,207.40원까지 올라섰으나 1,200원대 초반에선 당국 경계로 상승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
오후 들어 1,206.00원선에서 딜 미스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합의 취소됐다.
장 마감 부근 고점 부근에선 상단이 다소 제한됐으나 전일 대비 두 자릿수 급등한 채 1,200원대 안착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202.0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93억5천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87% 급락한 1,834.33, 코스닥은 5.95% 폭락한 563.49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천95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1천46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3.705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163.30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2930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6.363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851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72.63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1.26, 고점은 172.87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58억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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