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심리 속 커스터디성 달러 매수 수요까지 더해져 급등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1.10원 급등한 1,192.30원에 마감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서구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우려가 재차 증폭한 점을 반영해 갭업 출발했다.
코스피가 2%대 급락세를 보였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5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대거 순매도하면서 두 자릿수로 상승 폭을 확대했다.
외국인 증시 순매도 흐름에 따른 커스터디 달러 매수 실수요와 결제 수요도 꾸준히 들어오면서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렸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도 6.95위안대까지 오르며 달러-원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가 확산하고 해외 IB들의 국내 성장률 하향 전망이 이어지면서 롱 포지션을 구축하는 시장 참가자들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 겸 일본 수출규제 관련 관계 장관회의에서 "우선 금융ㆍ외환시장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과도할 경우 준비된 컨틴전시플랜에 따라 선제적이고 신속, 정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한 주간 달러-원 환율은 전주대비 21.40원 급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습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서울환시에서의 롱 포지션이 급격히 정리되며 주간 저점을 1,179.90원까지 낮추기도 했다. 전주대비 30원 이상 급락한 수준이다.
다만 주 후반 연준의 금리 인하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보다 코로나19 공포가 부각되면서 달러-원 환율은 1,190원대 레벨을 회복하며 이번 주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의 고점은 1,207.50원으로 달러-원 환율은 27원이 넘는 극심한 주간 변동 폭을 나타냈다.
◇ 9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9일 달러-원 환율이 1,185.00∼1,200.0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말 간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추이 등을 확인해야 하겠지만 팬데믹 우려가 증폭하고 있는 만큼 1,20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코로나19는 미국 등 기타 국가에서 확산하는 분위기다"며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는 않고 분위기가 악화하면 달러-원 환율도 1,20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뉴욕 장에서부터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강하게 힘을 받으면서 역외에서는 롱 포지션을 새로 잡는 플레이어들도 나타났다"며 "달러-원 환율은 상승 압력이 우세해 보인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더믹 공포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주말 사이 미국과 유럽에서의 확진자 추이에 시장이 반응하겠지만 현재 상황이 개선되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2월 고용 지표도 주목된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만약 2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부진할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반영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경제 지표가 부진하다는 인식에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간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달러-원 1개월물 최종 호가를 반영해 전일 대비 9.30원 오른 1,190.50원에 개장했다.
갭 업 출발 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가 증시 부진과 위안화 강세에 연동해 두 자릿수가 넘는 수준으로 상승 폭을 확대해갔다.
코스피가 낙폭을 확대하고 외국인 증시 순매도세가 심화하면서 전일대비 12.80원 급등한 1,194.00원까지 레벨을 높였다.
오후 장중에는 10원을 넘어서는 급등 폭을 유지했다.
일간 변동 폭은 5.50원을 나타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191.4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9억3천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6% 급락한 2,040.22, 코스닥은 1.15% 하락한 642.72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천63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1천41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5.949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125.21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2226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6.634를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502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71.47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1.10, 고점은 171.68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71억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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