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습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주가 급등에 1,180원대에 안착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40원 하락한 1,187.80원에 마감했다.
연준이 긴급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한 데 따라 갭다운 출발했고 1,180원대 안착 후 마무리했다.
국내 증시가 반등하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8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만큼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는 크게 물러섰다.
달러-원 환율은 오전 중엔 전일 대비 11.30원 급락한 1,183.90원까지 떨어졌다가 점차 낙폭을 줄였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어느 정도 선반영된 가운데 예정에 없던 조기 인하까지 단행할 정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리스크가 예상보다 더욱 엄중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하단을 받쳤다.
또 중국의 2월 차이신 서비스업 제조업관리자지수(PMI)가 26.5로 폭락한 것으로 나오면서 달러-위안(CNH) 환율이 낙폭을 줄인 영향도 반영됐다.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오전부터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장중 메시지가 전해질 예정이었으나 지체됐고 장 마감 후 나온 내용이 지난달 금통위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할 때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완화 여지를 남겼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11조7천억원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 5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178.00∼1,191.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향후 연준의 추가적 금리 인하 기대와 금리 차 축소 등 이슈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1,180원 아래도 하향 시도할 수 있다고 봤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한은발 메시지가 장중에 나오지 않아 기대가 있었는데 다소 실망스러웠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 갭다운 했으나 달러-원이 여기에 더 밀리기엔 장중 매수 수요가 많았고 달러-위안(CNH) 환율도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공조해서 다 같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 한 한국은 미국만큼 많이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연준 금리 인하 재료로 주가지수가 급반등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 달러-원은 다시 아래로 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뉴욕 증시에서 주가지수가 연준 금리 인하 후 반락한 채로 끝나서 달러-원 하단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이 지나 중국과 다른 국가들의 경제 지표에 경기 둔화가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불안할 수 있어 미리 부양책을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연준 금리 인하 기대는 지난 2일 20원 급락 시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수급은 네고 물량이 우위"라며 "주식 시장을 주시하고 있는데 달러-원 1,177원 정도에선 또 방향성을 모색하며 반등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달러-원 1개월물 최종 호가를 반영해 전일대비 8.20원 하락한 1,187.00원에 개장했다.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큰 폭 갭다운했고 1,190원 선 아래에서 출발했다.
오전 9시 46분경 1,183.90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전일대비 11.30원 급락한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미국 주가 지수가 부진하면서 코로나19 관련 불안 심리가 이어지면서 이후 낙폭이 제한돼 하단이 지지됐다.
달러-위안(CNH) 환율이 지표 부진에 따라 낙폭을 줄이자 달러-원도 1,189.00원까지 회복돼 변동폭은 5.10원을 나타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186.4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7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4% 급등한 2,059.33, 코스닥은 2.38% 급등한 641.73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49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98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7.486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105.05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1474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7.328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426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71.02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0.60, 고점은 171.20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32억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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