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데 따른 달러 강세 조정과 이에 따른 롱스톱이 집중되면서 3년 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매수 호가가 실종되면서 낙폭도 더욱 확대됐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00원 급락한 1,193.70원에 마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간) 긴급 성명에서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고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다.
갭다운 출발 후 1,200원이 뚫리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에 쌓인 롱포지션에 손절이 나오면서 역외발 매도가 쏟아졌고 전 거래일 대비 20원 이상 급락했다.
전 거래일 종가 대비 낙폭 기준으로 2017년 1월 5일 일간 낙폭 20.10원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장중 변동폭은 15.80원으로 지난해 8월 5일 16.00원까지 벌어진 이후 가장 큰 장중 폭을 나타냈다.
미국에 이어 일본 등 주요국의 완화 정책 기대는 더욱 커지면서 증시도 살아났다.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특별 담화를 열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언했다.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 선물이 아시아 시장에서 상승 전환했고 코스피도 나흘 만에 반등하면서 2,000선을 회복했다.
◇ 3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185.00∼1,200.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저가 인식 매수도 있겠으나 달러-원이 달러인덱스를 더욱 잘 반영하고 있어 채권 금리 흐름을 주목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연준이 3월에 50bp까지 금리 인하할 수 있다고 보는 해외 IB가 많아 달러-원도 글로벌 달러 강세 조정 영향을 받았다"며 "달러-원 하단이 지지되다가 주식 시장이 살아나면서 늦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간다고 상정하면 지금 환율은 대구에서 확진자 수 급증하기 전 수준으로 되돌려진 정도"라며 "정부의 추경과 중앙은행 금리 인하가 있더라도 소비 심리가 쉽게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아 달러-원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국채 선물이 많이 밀렸고 달러인덱스가 조정받은 가운데 주식 시장이 좋으니 심리가 크게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외은 지점을 통한 역외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원 오를 땐 2∼3억 달러씩 샀는데 요즘은 비슷하거나 매도 쪽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다들 주식 시장이 무너지면서 달러-원 무게 중심이 위로 쏠렸으나 주가가 회복하자 그간 사던 주체들이 팔고 있다"며 "매수 호가가 실종돼 '빅 피겨(큰 자릿수)'를 깨면 아래에 50∼70전 아래에 호가대가 있어 롱스톱이 어려웠기 때문에 아직 정리할 롱이 더 남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달러-원 1개월물 최종 호가를 반영해 전 거래일 대비 8.70원 내린 1,205.00원에서 갭다운 출발했다.
개장 초반 1,200원대 초반에서 하단이 지지되는 듯했으나 주요국 경기 부양 기대감에 미국 주가 지수 선물이 반등하자 달러-원 환율도 낙폭을 키우기 시작했다.
특히 달러인덱스가 밀리자 달러-원도 1,200원 아래로 내려섰다.
오후 내내 역외 매도 물량에 낙폭을 키웠고 오후 3시 18분경 전 거래일 종가 대비 무려 22원 급락한 1,191.7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200.3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83억9천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78% 오른 2,002.51, 코스닥은 2.77% 오른 627.66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천85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1천19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8.240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103.07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0440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7.987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702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71.28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1.07, 고점은 172.70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63억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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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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