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이번 주(9월 30일~10월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가 1,200원대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와중에 양국의 갈등이 금융 분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달러-원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지난주 상승세를 보이면서도 종가 기준으로 1,200원을 돌파하지 못한 달러-원이 '빅 피겨(큰 자릿수)'를 재차 상향 돌파하고 안착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절차가 시작된 점도 안전 자산 선호 분위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9월 고용지표와 공급관리협회(ISM)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굵직한 미국 경제 지표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한 주요 위원들의 발언도 대거 예정된 가운데 달러화의 지지력도 주목된다.
한편 이번주 첫 영업일은 분기 및 월의 마지막 날인 만큼 수급상 달러 매도 물량과 1,200원 레벨에 대한 당국과 시장의 경계감은 달러-원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 자본시장으로 확전되나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 일정이 내달 10일로 확정된 와중에도 양국의 갈등과 관련된 혼선은 지속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주 서울환시 마감 이후 알려진 미국의 대중국 투자 차단 검토 소식은 주초 달러-원을 1,200원대로 상승시킬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다.
미국 경제 방송 CNBC 등 주요 외신은 미국 백악관이 중국에 대한 모든 금융투자를 차단하는 방안을 포함한 대중국 투자 제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당국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상장 폐지, 미국 공적 펀드의 중국 시장 투자 차단 등 미국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이 소식을 반영해 지난 27일 한때 7.15위안대까지 상승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도 상승해 1,201.1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원화가 위안화에 강하게 연동되는 상황에서 달러-위안의 추가 상승은 달러-원을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중국 금융시장이 국경절 연휴를 맞이한다는 점이 변동성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금융시장은 '건국 70주년 기념일(국경절)을 맞아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휴장하고, 이번 주에는 30일 하루만 거래된다.
◇트럼프 탄핵 절차 시작…안전자산 선호 강화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안전 자산 선호 분위기가 강화될지도 주목된다.
미국 민주당은 탄핵 조사 방침을 밝힌 이후 하원 6개 상임위를 동원해 조사에 착수했다.
외신에 따르면 탄핵 조사 청문회는 향후 몇 주 이내에 진행되고, 이르면 내달 말 탄핵 표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미국 정치 불안으로 1,200원 레벨에 근접한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관련된 소식에 촉각을 기울이며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주는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 및 연준 위원들의 발언도 대거 예정됐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 지표가 부진하거나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나올 경우 이는 안전 자산 선호 분위기를 더욱 심화할 수 있는 요소다.
◇분기·월말 수급과 당국 경계
한편 분기 말 및 월말 수급과 외환 당국 개입 경계감은 달러-원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0일이 3분기 마지막 영업일이자 9월의 마지막 날인 만큼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 달러-원이 1,200원 레벨을 상향 시도하면서 추가 상승을 기대한 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평소 분기 말 대비 많지 않았다는 점도 주초 달러 매도 물량이 쏠릴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1,200원 부근에서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외환 당국 경계도 달러-원의 상단을 누르는 요소다.
외환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매우 높은 만큼 달러-원의 상단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경제ㆍ금융 이벤트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부총리 대정부질문에 참석한다. 내달 1일에는 국무회의, 2일과 4일에는 부총리, 2차관 국정감사 일정이 있다.
기재부는 30일 8월 산업활동동향을 내고 1일에는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한다.
1일에는 기재부 1차관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린다.
한국은행은 30일 올해 상반기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공개한다. 1일에는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발표하고, 4일에는 9월 말 외환보유액을 공개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금리 결정, 주요 경제 지표와 중앙은행 위원들의 발언이 대거 예정됐다.
호주중앙은행(RBA)은 1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영란은행(BOE)은 30일 실질금리를 발표한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로는 1일에 발표되는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및 마킷 제조업 PMI, 3일 나오는 마킷 서비스업 PMI, 4일에는 무역수지가 있다.
4일에는 미국의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지표가 나온다.
같은 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도 예정됐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과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1일 연설한다. 2일에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연설 일정이 있다.
3일에는 에번스 총재와 랜들 퀼스 연준 부의장,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공개 석상에 나오고, 4일에는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과 퀼스 부의장, 라벨 브레이너드 이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등이 발언한다.
이외 주요국 주요 경제 지표로는 1일 발표되는 유로존 제조업 PMI와 유럽연합(EU) 소비자물가지수, 3일 발표되는 EU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가 있다.
중국은 30일 9월 공식 제조업과 비제조업 PMI, 차이신 제조업 PMI를 발표한다.
중국 금융시장은 국경절 연휴로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휴장한다. 이번 주에는 30일에만 거래가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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